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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엄마4

엄마와 택배 엄마가 보낸 알록달록 주방용품 오늘 엄마가 보낸 택배가 왔다. 보름이라고 각종 나물이며, 찹쌀, 양념에 재운 고기, 밑반찬, 군고구마, 땅콩, 그리고 알록달록한 각종 주방용품?에 때수건까지 들어 있었다. 얼마 전 와서 열흘간 머무르는 동안 우리 집에 뭔가 많이 부족해 보였나 보다. 택배가 왔다고 전화를 했더니, 울엄마 그 뒤로 몇 번이나 전화를 하는지 모른다. 고기 양념에 후추를 더 넣어야 할 거라는 둥, 나물은 금방 먹으라는 둥, 자꾸 추가할 얘기가 생각나는지 그때마다 몇 번이고 계속 전화한다. 늘 주기만 하는 엄마. 세상에 완전한 내 편은 엄마밖에 없다고 하던데 하루하루 나이를 먹고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가다 보니 정말 맞는 말 같다. 택배를 보내기 전날 택배 보냈다고 전화 하고 나서는 금방 또 .. 2020. 2. 8.
2020 하늘공원 2020. 01. 26 하늘공원 익선동이며 삼청동 같은 핫 플레이스는 시장길 가듯 서둘러 가던 울 엄마 하늘공원은 맘에 들었나 보다. 비록 억새는 다 잘려서 한적하고 스산한 벌판이 돼 버렸지만 넓디 넓은 땅을 가득 채웠을 억새와 꽃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한강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풍경만으로도 엄마에겐 좋은 나들이가 된 듯하다. 다행이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날을 좋은 추억으로 만들 수 있어서...... 1월 27일 엄마가 부산으로 내려가셨다. 엄마와 같이 지낸 열흘 간은 내게 너무나 평화롭고 환한 시간들이었다. 열흘 내내 새벽녘 문득 잠에서 깨면 내 시야에 들어온 엄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요즘 날 괴롭히던 불안과 걱정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날들이었다. 엄마가 내려갈 날이 다가오면서부터는 또 다시.. 2020. 1. 28.
2020 익선동 그리고 종묘 엄마와 함께 찾은 익선동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아직 사람들도 적고 오픈하지 않은 가게들도 많았다. 잠시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해 들어간 카페 '밀토스트' 엄마는 딸기차, 나는 바나나 우유. 색다른 분위기도 좋고 잠시 잘 쉬었지만 너무 비싼 건 어쩔 수 없는 사실. 여기는 식빵을 이렇게 찜에 쪄주고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빵을 버터에 발라 먹더라. 주방을 빙 둘러싼 'ㄴ'자형 테이블에 앉았었는데 엄마랑 나 두 사람을 빼고는 전부 일본인들이었다. 식빵 자체는 딱히 맛있어 보이진 않던데 따뜻하고 몰랑몰랑한 빵에 버터를 발라 먹으면 나름 맛있어 보이기도 했다. 울 엄마 시장길을 가듯 뭐 살 거라도 있는 사람처럼 익선동 골목길을 앞장선다. 엄마, 그렇게 빨리 가면 30분 안에 익선동 골목 다 접수하겠어요... 2020. 1. 24.
2020 문래동 엄마의 기억찾기 하루. 사십 몇 년 전 부산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우리 가족이 살았던 문래동. 나는 너무 어릴 때라 예전 흑백 사진처럼 기억하고 있는 아스라한 추억이지만 엄마에겐 내 또래의 십년을 살았던 동네이다. 그만큼 많이 그리운 곳일 터이다. 친했던 친구들, 늘 다니던 골목, 버스 타고 다녔던 시장길, 법원, 경찰서...... 엄마에게도 그런 희미한 기억들만이 남아 있는 문래동으로 오늘 갔다. 엄마의 기억을 더듬으며, 오래 살았을 듯 싶은 할아버지한테 길을 물으며. 결국 너무도 변해버린 동네의 모습에, 어쩌면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미션이었을 테지만, 역시나 우리가 십 년을 살았던 집이 있었을 곳이 어디인지는 결국 알 수 없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예술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계공작소 골목을 돌.. 2020.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