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억찾기 하루.
사십 몇 년 전 부산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우리 가족이 살았던 문래동.
나는 너무 어릴 때라 예전 흑백 사진처럼 기억하고 있는 아스라한 추억이지만
엄마에겐 내 또래의 십년을 살았던 동네이다.
그만큼 많이 그리운 곳일 터이다.
친했던 친구들, 늘 다니던 골목, 버스 타고 다녔던 시장길, 법원, 경찰서......
엄마에게도 그런 희미한 기억들만이 남아 있는 문래동으로 오늘 갔다.
엄마의 기억을 더듬으며, 오래 살았을 듯 싶은 할아버지한테 길을 물으며.
결국 너무도 변해버린 동네의 모습에,
어쩌면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미션이었을 테지만,
역시나 우리가 십 년을 살았던 집이 있었을 곳이 어디인지는 결국 알 수 없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예술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계공작소 골목을 돌며
엄마의 사십 몇 년 전 희미한 기억은 빛을 보는 듯 했지만,
그것도 짐작이 될 수밖에 없는 너무도 많이 흐른 세월과 변화.
물어물어 도착한 영등포 전통 시장에서 팥죽과 순대를 먹고
돌아오는 버스 안은 햇살이 참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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