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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by 타마타마북 2020. 4. 8.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사 펴냄

 

 

         너무나 유명하고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 『총, 균, 쇠』를 드디어 읽었다.

      어쩌다 보니 『대변동』을 사서 먼저 읽게 됐는데 뭔가 깔끔하게 술술 읽혔던 터라 그만큼 『총, 균, 쇠』에 대한

      기대가 더 부풀기만 했었던 책이었다.

      교보문고에 책 동냥 다니면서도 늘 눈도장만 찍고(비닐에 쌓여 있어서 서점에서는 읽을 수가 없었다.)

      도서관은 3월 늦게까지 리뉴얼 공사 중이라서 빌려볼 수가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사서 읽었겠지만, 그리고 최근에 책을 좀 사기는 했지만

      아무튼 여러 사정상 사서 볼 수는 없었기에 도서관이 다시 문을 열고

      또 대출 예약 끝에 드디어 책을 손에 넣었을 때의 그 기쁨이란!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지금의 내 기분은......

      역시 읽기 잘했다는, 조금도 후회되지 않는 내용의 책이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총, 균, 쇠』는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1972년 조류의 진화에 대해 연구차 방문한

      열대의 섬 뉴기니에서 만난 뉴기니인, 얄리의 질문이 계기가 돼 쓰여진 책이다.

      얄리의 질문은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라는 것이었다. 

      

        뉴기니를 벗어나본 적도 없었고 교육도 고등학교까지밖에 못 받았지만 호기심 왕성하고

      재레드에겐 카리스마까지 느껴졌던 얄리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재레드는 문명이 싹트기 전의 B.C. 11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의 역사, 지리, 생태학 등 온갖 문화인류학적인 설명 뒤에 들을 수 있는 대답은

      인류 발전이 다른 속도로 진행된 건 인종주의 같은 유전적 차이도

      문명의 우위도 아닌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는 것.

        

         그는 말한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라고.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 부분은 특별 증보면이라며 책 끝부분에 실려 있는 추가 논문 내용이다.

 

        일본인은 과연 누구이며,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부터 일본으로 건너온 사람들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를 진화시켜왔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제레드 나름의 연구 결과로 답하는 내용이었는데, 내겐 아주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내용이었다.

     

        일본 규슈에서 발굴된 약 1만 2천 7백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조몬토기.

      그리고 B.C. 400년경 한반도 남부로부터 도래한 새로운 생활양식(사람들도 도래했을지도 모른다, 라고

      재레드는 썼다).

       

        재레드는 묻는다.

      과연 조몬인은 한국에서 온 이주민으로 대체된 것일까?

      아니면 일본 원주민인 조몬인이 그대로 일본 사회를 지배하면서 새롭고 유용한 기술(이 새로운 생활양식의

      시대는 야요이라고 명명됐다)을 배운 것에 불과할까? 

       

        조몬과 야요이 문화를 통해 주장되는, 일본인의 뿌리를 찾는 세 가지 학설.

      조몬의 수렵 채집민 자체가 점차 현대 일본인으로 진화했다는, 일본인들에게 설득력을 갖는 첫 번째 학설.

      야요이 시대의 변화는 어마어마한 수의 한국인이 한국의 농업 기술과 문화, 그리고 유전자를 가지고 이주한

      결과라고 주장하는, 일본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두 번째 학설.

      마지막은 한국에서부터 이주가 이뤄졌다는 증거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엄청난 규모였다는 견해는 부정하는

      세 번째 학설.

 

        재레드는 조몬인과 야요인의 유골과 유전자를 현대 일본인과 홋카이도의 원주민 아이누인과 비교하며

      아이누인은 원래 일본에 살던 원주민의 후손일 확률이 크고, 일본인은 근래에 일본으로 이주해온

      민족에게서 이어져 내려왔을 거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리고 일반 문법 체계와 기본 어휘를 약 15% 정도 공유하는 데 그치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커다란 차이는

      이주한 민족에게서 이어졌다는 위 학설을 부인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니고,

      신라의 언어에서 유래한 현대 한국어가 아닌, 고구려의 단어들에서 옛 일본어와 더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는 점을 설명하며, 이것이 한국어와 일본어의 큰 차이를 만든 이유라고 한다.

      따라서 오늘날의 한국인과 일본인은 언어보다 외모나 유전자에서

      더 많은 유사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재레드는 자신의 이러한 결론이 일본과 한국, 어디에서도 인기를 끌 만한 주장은 아닌 것 같다며

      한국인과 일본인은 수긍하기 힘들겠지만, 그들은 성장기를 함께 보낸 쌍둥이 형제와도 같다고.

      동아시아의 정치적 미래는 양국이 고대에 쌓았던 유대를 성공적으로 재발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며 끝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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