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혁명
인호·오준호 지음 미지북스 펴냄
얼마 전 삼프로TV란 유튜브 채널에서 중국 징동닷컴 물류센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진행한 이프로님 말처럼 소름 돋는 공포영화 같았다.
정말 인간은 1도 없는,
마지막에 배송지로 떠나는 트럭을 운전하는 분 말고는
인간은 그림자도 없는 영상이었다.
배송 트럭도 앞으로는 자율주행차로 운행하게 되면
그야말로 인간은 전혀 필요 없는 일터가 되겠지?!
아무튼 박스를 자르는 것부터 배송 트럭으로 출고할 때까지
모든 걸 로봇들이 하고 있었다.
아마존은 그나마 물류센터에서도 사람이 보였고
온라인 시장 확대로 고용 창출도 한다고 들었는데
(기업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징동닷컴의 물류센터 영상은 그냥 공포영화 그 자체였다.
인공지능 로봇, 4차 산업 혁명, 디지털 시대,
게다가 요즘은 코로나, 언택트, 온라인 강의, 비대면 산업의 고속화 등등
불안하고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용어들과
전문가들이 토해내는 암울하기만 한 미래.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도 인공지능이 강화되면 될수록 자동화가 가속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일본의 젊은 경제학자 및 AI연구자 이노우에 도모히로의
2045년 쯤에는 실속 있는 직업으로 먹고살 만큼 수입을 얻는 사람은
인구의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말이다.
그럼 우리,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거지?
로봇이 일자리를 뺏으면 인간은 뭘 하고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지?
잉여인간으로 전락하는 건가?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중
한국의 99.9%가 인공지능 아래의 4계급인 프레카리아트로
전락하는 계급사회가 될 거라는 얘기처럼
그런 무시무시한 세상이 되는 건가?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머리에 떠오를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부의 미래 누가 주도할 것인가』는 그런 나에게
이해하기 쉽고 상상이 가능한 미래를 보여 주는 책이었다.
가까운 미래, 아침에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면 양변기의 측정 센서가
내 건강 데이터를 확인해 데이터 플랫폼에 올린다.
플랫폼에는 이미 내 나이, 성, 신체 조건과 관련된 데이터를 찾는
의료기관과 제약회사의 데이터 구매 요청이 들어와 있다.
데이터는 스마트 계약에 따라 의료기관과 제약회사로 전송되고
나의 암호지갑에는 디지털 토큰이 입금된다.
212 P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고
왠지 정말 실현 가능한 얘기 같다.
이렇듯 내가 가진 개인 데이터로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내가 가진 자산도 디지털 토큰으로 만들 수 있고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도
예술품, 부동산을 실물 자산에 근거해 발행되는 토큰을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다고 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
개인은 자신의 고유한 데이터를 판매한 수익과
빅데이터 활용에서 나오는 데이터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규제도 많고 개선할 점도 많고
무엇보다 공부할 게 너무나 많은 분야지만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디지털 혁명 시대를 만들면
이런 디지털 자산에 의해
부도 창출해 낼 수 있다고 한다.
막연하기만 했던 미래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내게
상상이 되는, 눈에 그려지는 미래를
그나마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블록체인이니 핀테크니 증권토큰이니
많이 듣지만 도대체 개념이 잡히지 않았던 말들도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분산 관리 기술'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산 관리 기술의 반대말은 '중앙집중형 데이터 관리 기술'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으 소실과 분실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네다섯 군데에 사고를 지어 보관했는데,
이것도 데이터 분산 관리 방식입니다.
19 P
블록체인은 기술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고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로도 써서
맥락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
기술로서 블록체인을 간단히 정의하면 '데이터 분산 관리 기술'이다.
부연하면 '디지털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분산 컴퓨팅 기술'이겠다.
얼마 전까지 블록체인을 가리키는 용어로 '분산 원장'이 인기가 있었다.
분산 원장은 분산해서 관리하는 회계 장부 또는 회계 장부를 복제하고 분산해서
다수가 동시에 관리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51 P
2016~2017년 암호화폐 전성시대에 ICO가 성행했다.
이떄 출현한 암호화폐 프로젝트 가운데는 현실성이 거의 없는데도
수익성을 부풀려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 각국 금융 당국은 ICO를 투기적 광풍으로 보아
규제하는 정책을 썼고, ICO 유행은 가라앉았다.
대신 STO가 최근에 떠오르고 있다.
STO는 Security Token Offering, 곧 '증권토큰 발행'이란 뜻이다.
ICO가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미래 사업성 전망을 근거로
토큰을 발행했던 것과는 달리,
STO는 실물 자산의 가치에 근거해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므로
수익성이나 안정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67 P
블록체인은 데이터 분산 관리 기술이다.
그런데 이 정의는 기술의 목적을 말하는 것이지 작동 원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면 블록체인을 블록체인 시스템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일정한 양의 트랜잭션 데이터들을 모은 장부(블록)를
사슬처럼 연결한 것(체인)이다.
트랜잭션이란 주문, 거래, 계약 등의 기록 요청이다.
"나 기안은 너 나래에게 0.01비트코인을 전송한다"는
한 개의 트랜잭션이다.
이러한 트랜잭션이 일정한 양이 모이면
그 장부를 봉인하여 새 블록으로 만들고,
앞서 만든 블록체인에 연결한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꾸준히 늘어나게 되어 있다.
한편 블록체인 시스템은 이 각각의 블록체인을 관리하는
여러 관리자(노드)들의 네크워크다.
관리자는 곧 관리자 컴퓨터다.
이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모든 관리자들이
가지고 있는 블록의 데이터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 블록을 어떤 관리자가 만들든 결과적으로 모든 관리자가 가진 장부는
일치하므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
88,89 P
이러한 디지털 자산시장의 개막이 가져올 변화를 정리해보자.
지금까지 고가이거나 규모가 큰 자산은 오직 소수만
거래에 참여할 기회를 가졌으며, 그 결과 자산 소유권이
부유한 소수에게만 집중되었다.
자산의 독점은 곧 사회적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시장의 실패'다.
그러나 자산이 디지털 토큰화하면 소액 거래가 가능해지고
고가 자산을 다수의 평범한 서민들도 그 일부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자산의 집중과 독점이 해소되며, 누구든지 자산을 배타적으로 사유화하기
힘들어진다. 이는 사실상 자산의 공동 소유 시대가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자산의 성격이 소유하는 대상에서 사용하는
대상으로 바뀐다. 토지, 광물, 특허, 데이터 등 주요 자산들이
사회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생산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소수의 부유층이 아니라
다수의 토큰 보유자들이 나눠 가지게 된다.
자산 불평등에 따른 부의 불평등도 상당히 해소될 것이다.
145, 146 P
저자들에 의하면 시장이 강화되고 확대되어야 한다는 우파의 생각은 옳지만,
우파는 '시장 근본주의'로 기우는 바람에 시장의 독점화와
심화되는 불평등 해결에 무력하다.
또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좌파의 견해에는 동의하지만,
좌파는 '엘리트 관료들의 재량'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저자들은 현실 개혁을 위해
"집단행동은 고무하되 권력은 분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시장에 내재된 급진성에 주목하고,
그 급진성을 강화해 시장을 개혁의 도구.
곧 '래디컬 마켓'으로 만들자고 주장한다.
래디컬 마켓은 '시장을 통한 자원 배분'이라는 근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합의다.
이는 시장 근본주의와는 다른 '시장 급진주의'다.
그리고 이러한 래디컬 마켓의 정수는 바로 경매다.
169, 170 P
디지털 자산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암호자산, 둘쨰, 토큰화한 실물 자산, 셋째 데이터 자산.
먼저 암호자산은 화폐성보다 투자성이 큰 암호토큰을 말한다.
지급 결제 수단으로도 쓸 수는 있지만 가치 저장 수단의 기능이
더 두드러질 때 암호자산이라고 한다.
두 번쨰로, 토큰화한 실물 자산은 부동산, 천연자원, 예술품, 주식 등
실물 자산의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한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데이터 자산은 시장가치가 있는 데이터를 말한다.
177 P
데이터를 4개의 범주로 구분하기도 한다.
첫째, 개인의 신원 정보다. 나이, 성별, 이력, 학력, 거주지, 가족 관계 등이
여기 해당된다. 둘째, 활동 정보다.
개인이 어디에 가고 어디에 머물며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물건을 구매하며
무슨 행사에 참여하는지에 대한 정보다.
셋째, 신체·건강 정보다.
질병, 부상, 치료, 기록, 유전 정보, 라이프로그 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넷째, 콘텐츠다.
186 P
데이터를 수집한 기업이나 기관이 데이터 활용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분배받기 위해서라도 데이터에 대한 재산권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생긴다.
그래서 나온 입장이 '노동으로서 데이터'관점이다.
이 관점은 데이터가 사방에 널린 천연자원이라는 입장을 비판하며,
데이터 제공의 주체가 개인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자고 한다.
이 관점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데이터 제공을
일종의 노동이라고 본다.
데이터가 가치 창출의 원천이므로, 작업장이나 사무실 등
생산 현장에서 하는 작업만 노동이 아니라
소비 활동이나 SNS 활동 등 데이터를 생성하는 일도
모두 노동이라는 것이다.
199 P
디지털 자산혁명을 둘러싼 지금의 규제는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변화할 것입니다.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규제가 있다고 아무것도 않고 있다가
어느 날 환경이 바뀌어 그때 가서 대응하려면 늦습니다.
지금부터 시범 사업에 적극 참여하거나,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투자하면서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인가를 바꾸려면, 자신을 먼저 바꿔야 한다."
264 P
이러한 디지털 자산혁명은 준비된 혁신가들에게 부의 미래를 차지할
기회를 줍니다. 그 기회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 흐름을 잘 포착하는 것에
달렸습니다. 디지털 자산의 가치 흐름 속에 크게 세 가지 비즈니스 기회가
존재합니다. 첫째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 평가 및 투자 컨설팅,
둘째는 디지털 자산 신탁 및 토큰 발행,
셋째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와 기타 안전하고 편리한 거래 환경
조성입니다.
267 P
디지털 전환의 이전 단계가 '정보의 인터넷'을 만들고 보급하는 것이었다면,
현재 단계는 '가치의 인터넷'을 누가 먼저 주도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가치의 인터넷이란 가치 있는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말합니다.
지금 디지털 전환의 흐름을 빨리 포착하고 주도해나가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서는 그저 그 흐름을 따라가는 데도
훨씬 많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아홉 권의 예언서를 모두 가질 기회를 놓치고
겨우 세 권을 아홉 권 값에 사야 했던 타르퀴니우스처럼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에도 디지털 전환의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치 있는 재산이 더 빨리, 더 많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는 이제 더 이상 아날로그 세계를 그저 반영하는
가상의 거울이 아닙니다.
디지털 세계는 부가 창출되고 유통되는 핵심 공간입니다.
앞으로 세계의 부 대부분은 디지털 데이터와 디지털 서비스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창출될 것입니다.
디지털 바깥, 아날로그 세계는 디지털 세계의 부가 소비되고
향유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이것이 디지털 자산혁명이 가리키는 부의 미래입니다.
270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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