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내인
찬호께이
강초아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찬호께이의 전작들 『기억나지 않음, 형사』『13.67』을 재밌게 봤던 터라 도서관에서 금방 손길이 갔던 책.
찬호께이는 홍콩 중문 대학 컴퓨터 과학과를 졸업한 뒤 재미삼아 타이완추리작가협회 작품공모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13.67』이 홍콩의 과거를 그렸다면 『망내인』은 홍콩의 현재를 쓰고 싶어 발표한 작품이라고.
홍콩의 현재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주인공의 가족사는 홍콩의 역사와 함께한다.
조부모 때부터 돌아가신 부모님 모두 홍콩의 역사와 맞물려 희생된, 힘없는 노동자 서민들로 나온다.
가족이라곤 달랑 하나 남겨진 여동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본인의 삶 역시 희생하면서 살아가는 여주인공 아이.
그런 어느 날 아침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은 여동생을 보게 되는 아이.
유언 하나 없이 여동생이 자살하고 만 것이다.
아이는 여동생이 자살했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여동생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탐정에 의뢰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SNS상의 음모, 난무하는 거짓 정보들 속의 혼란.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거짓 정보, SNS의 문제 등은 비단 홍콩의 얘기만은 아닌 것 같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잊을 만하면 벌어지는 누군가의 자살이
얼굴을 알 수 없는 타인의 악의에 의해 내몰려진 죽음이라는 사실을 몇 번이나 경험했으니까.
그저 순간을 보여주는 사진과 글들로 평가하고 비판하는 행동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위험한 것인지 알지만, 또 그만큼 진실을 아는 것도 어렵다.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글이라 할지라도
그 글이 곧 내 얼굴, 인격이라는 생각으로 표현하는 세상이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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