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코타로
민경욱 옮김 아르테 펴냄
정의를 위해 홀연히 일어나는 평범한 인물들 이야기.
이사카 코타로 소설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정의에 관한 내용이 이 책에서도 등장한다.
소설의 배경은 '평화경찰'을 만든 정부가 사회에 위험이 될 만한 인물들을 미리 색출해내고
단두대로 보내 처형하는 시대.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위험인물이라고 색출해내는 사람들이 사실은 아무 죄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
선량한 사람들을 잡아가고 잔인한 고문으로 받아낸 억지 자백을 근거로 그들을 처형시켜버린다.
그런데도 일반 국민들은 정부의 말을 믿으며 선량한 사람들의 처형을 즐기는 지경까지 이른다.
이런 마녀사냥에 반발해 정의를 실행하려는 '정의의 편'의 싸움이 시작된다.
늘 그렇듯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속 '정의의 편'은 그레이 존에 있다.
액션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영웅처럼
위기에 처한 인물들을 '짠' 하고 나타나 도시를 파괴하면서까지 구해내는 그런 영웅이 아니라,
자기가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기준을 두고 고민하는 영웅이 등장한다.
백 퍼센트 악랄한 악인도 없고 경계선에서 고민하는 영웅들로 정의는 불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그레이 존이니까.
소설 속에서 부조리를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평화경찰은 말한다.
"여기서 살기 싫으면 화성에서 살 생각이야?'
그렇다, 좋든 싫든 우리는 이런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사카 코타로는 소설 속에서 말한다.
"추의 흔들림을 가운데에서 멈출 수는 없으니까. 중요한 것은 오가는 균형이라고.
너무 비뚤어지면 다른 방향으로 오질 못하니까. 정의란 어디에도 없어.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브레이크를 밟아 조금 천천히 가는 정도지."
세상도 정의도 제각각이라 부조리하고 때로는 좋았다 때로는 나빴다 하지만
균형을 잡고 정의감을 잃지 말고 소신껏 행동하는 것.
행동의 문제가 또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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