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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에 미쳐서

by 타마타마북 2020. 2. 17.

                                                                                야채에 미쳐서

                                                                                                                      아사이 마카테 지음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펴냄

 

  50세의 나이에 데뷔했다는 작가의 약력이 눈에 띄어 읽기 시작한 책.

작가 아사이 마카데는 25년간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사카 문학 학교에 입학,

2008년 50세의 나이로 데뷔해 소설현대 장편신인상 장려상을 수상한 시대소설 작가라고 한다.

그 뒤 발표한 작품들은 전국 서점원이 뽑은 시대소설 대상과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소설 『야채에 미쳐서』는 오사카 서점이 뽑은 정말로 읽혀주고 싶은 책 대상을 수상,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대소설 작가라고 한다.

50세의 나이에 꿈을 이루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점도 대단하지만

화려한 수상 경력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존경스러운 인물 같다.

 

『야채에 미쳐서』는 지사토가 일하던 습자소에서 잘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무라이인 남편을 따라 에도에서 오사카로 온 지사토는 갑자기 청상과부가 돼 혼자 근근이 생활을 유지해왔는데

일자리까지 잃고 집으로 돌아오니 집에 놔둔 얼마 안 되는 돈까지 도둑을 맞은 게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집 관리인에게는 집세까지 독촉을 당한다.

 

그런 지사토에게 일자리와 숙소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 세이타로이다.

세이타로는 오사카 상인회 대표, 가야치와의 큰아들로, 언뜻 보기엔 허당이지만

채소와 농사에 관해서만은 누구보다 큰 열정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세이타로는 지사토에게 자기 집의 시녀로 일자리를 주선하고,

지사토는 세이타로의 어머니인 가야치와의 안주인, 시노의 시중을 드는 하녀로 일하게 된다. 

 

소설의 시대 배경은 약 200년 전의 오사카의 덴마 청과물 시장.

당시 오사카의 상권은 막부에 의해 독점을 보장받은 특권상인들의 집단이

직접 재배한 야채를 소량으로나마 팔아서 먹고살려는 농부들을 탄압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크게는 불합리한 독점 상황을 타파하여 야채 시장의 유통구조를 개혁하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개혁의 선두에 서 있는, 야채에 미친 세이타로와 

오사카 문화에 익숙지 않은 지사토가 가야치와의 하녀로 일하면서

세이타로와 가야치와 집안사람들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가 공존하고 있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편을 못 잊고 에도로 돌아가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하녀로 일하게 된 지사토가, 허당이지만 야채에 미친 세이타로와 만나면서

그리운 남편의 얼굴도 가물가물해질 만큼 세이타로와 오사카의 야채와 음식들에 빠져들어 가는 걸 보면서

오사카 특유의 활달함과 소박하고 정갈한 음식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소설의 목차도 오사카 사투리 10개로 이루어져 있다.

쨔우쨔우(다르다), 맛타리(여유로운 모습), 단나이(괜찮다), 보치보치(그럭저럭), 에에넨(좋다),

신도(힘들다), 호나(그럼, 잘가), 칸닌(인내하다), 오모로이(재미있다), 스카탄(멍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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