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
김경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행복해?"
"그래, 네가 행복하면 됐어."
행복이 삶이 추구해야 할 가장 큰 목표가 된 듯한 시간을 살고 있는 나.
문득 하늘을 보면서도 난 지금 행복한가,
왜 이렇게 돈과 사람에 치여 날 몰아가나 하는 생각에 빠지면 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건지,
다들 무슨 재미로 살아가나 궁금해 전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멍하니 보거나 했다.
다른 이들은 다 행복해 보이는 이 철없는 이기심......
보릿고개 같은 시기를 겪지 못해서 하는 배부른 고민이라고 질책을 당할 수도 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벅찼다고,
행복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었다고.
그저 하루 세끼 먹고
가족들이 비좁은 한방에서 몸을 부대끼면서 뒹굴어도 같이 살 수 있는 집이 있으면 좋았던
그런 시절을 살았다고 말이다.
지금은 가족 속에서도 군중 속에서도 철저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로 넘쳐난다.
혼자 듣는 음악, 혼자 보는 영상, 혼자 하는 여행, 혼밥, 혼술......
그렇게 혼자인 채로 행복하지 않은 자신을 주체하지 못해서
얼굴도 모르는 타인의 사진과 글에 '좋아요'를 남발한다.
그 타인의 사진과 글에는 순간의 행복이 넘쳐난다.
그런데도 다들 행복하지 않다고들 한다.
행복이 뭐냐고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었다.
행복을 좇을수록 행복해질 수 없으니 의미 있는 삶을 살라고.
의미 있는 삶이란 '유대감, 목적, 스토리텔링, 초월'이라는 네 개의 기둥에 의지해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유대감을 느끼는 것, 시간을 쏟을 가치가 있는 일을 찾는 것,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 자기 상실이라는 신비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라고.
그리고 '의미'는 대단한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일이며
식물을 돌보는 일이며, 신문을 파는 노점상에게 인사를 건네고 우울해 보이는
직장 동료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라고 한다.
이런 행위들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소하지만 모이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된다고.
우리는 살게 하는 힘은, 소박하지만 매우 확실한 작은 의미에서부터 온다고.
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할까.
가슴은 알고 있는 듯한데 아직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안 된다.
진짜 의미를 찾기 위해서 내가 버려야 할 가짜 행복들은 뭘까......
자기 안의 모든 능력은 유용하며, 모든 가능한 목적을 위해 그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키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키워야 할 능력과 가능한 목적......
언제쯤이면 확실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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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는 유한성, 매일의 일에서 의미를 찾는다.
<시시포스 신화>에 붙은 제명은 고대 그리스의 시인 핀다로스가 쓴 시구이다.
"나의 영혼이여, 불멸의 삶을 꿈꾸지 말되 모든 가능성에 도전하라."
세상에 굴복하기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똑바로 마주하고,
현재의 고통과 상실, 노력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라,
"신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카뮈는 세 가지 답을 했다.
살고, 행동하고, 쓴다. 전기 작가 올리비에 토드가 쓴 카뮈 전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58P-
소외의 시대인 지금, 사회집단을 찾아 친밀한 관계를 맺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전통적 형태의 공동체가 많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98P-
의미를 찾는 일은 단순히 철학적 탐구가 아니다.
자주 이야기되는 것처럼, 또는 내가 대학에서 생각한 것처럼 의미는 자기 안에서,
자신을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개 다른 사람들 안에서 찾을 수 있다.
타인에게 관심을 쏟음으로써 우리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유대감이라는 기둥을 세운다.
자신의 삶 안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면 우선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120P-
'그만둬, 하고 싶은 경험은 하려고 버둥대고, 하기 싫은 경험은 피하려고 버둥대는 짓은 그만하자.
인생에는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겠지. 좋은 일은 끌어당기고 나쁜 일은 밀쳐낼 수 있어.
하지만 모든 건 결국 변하니까 그냥 내버려두자.'
이렇게 생각하자 더는 밀고 당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저 저의 경험과 함께 머무르면서 깊은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228P-
페니베이커는 글쓰기가 다른 형태의 표현들과는 달리 사건을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질서를 부여하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자신이 겪은 위기가 삶이라는 더 큰 모자이크에 어떻게 들어맞는지 이해한다.
그러한 이해와 이야기는 정신적 외상에서 의미를 찾고
궁극적으로는 외상 경험을 극복하게 해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289P-
실제 임종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은 자신이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했을까 봐 걱정한다.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한 것,
일에 치여 사느라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 등이다.
결국 사람들은 살아 있는 동안 의미의 기둥을 쌓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으면 좋았겠다고 후회했다.
-367P-
사랑의 행위는 의미를 제대로 정의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자기 밖으로 걸어 나와 더 큰 무언가와 관계를 맺고 거기에 기여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376P-
"인간다운 삶은 늘 자기가 아닌 다른 것, 다른 사람을 향한다.
채워야 할 의미이자 언젠가 만나게 될 다른 사람, 자신을 잊을수록,
즉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명분을 얻음으로써 더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다."
그것이 의미의 힘이다. -3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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