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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by 타마타마북 2020. 8. 3.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 창 펴냄

 

 

 

'질병과 역사의 물결 사이에는 모종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14세기 중반 흑사병이라 불리던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유럽 인구 3분의 1이 사망했고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경제적 여파에 대해서 상세한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다면서.

지나간 역사 연구까지 보지 않아도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누구라도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저자는 이런 거시적 관점도 중요하지만 미시적 관점,

즉 역사의 물줄기를 좌지우지할 만큼의 결정권을 지닌 정치가들 개개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뜻밖에 찾아온 죽음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다뤄야 한다고 한다.

 

거물급 정치가 한 사람이 역사의 진행 방향을 좌우할 수는 없다고

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주장한다고 하는데

나도 저자의 의견보다는 역사학자들에 동감한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여지껏 알고 있었던

유명 정치인들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았다.

 

유달리 기억에 남는 건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다.

아주 세련된 외형적인 이미지(가족 사진이나 연설할 때의 모습등등)

근데 실제로는 간단한 진단으로 확인할 수 없었을 정도로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에디슨병이었다고 한다.

에디슨병은 부신피질 호르몬, 그중에서도 특히 코르티손을

포함한 스테로이트 호르몬들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 질병이란다)

어렸을 때부터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부서진 요추 때문에 허리에 금속판을 끼워 넣었고

그 아픈 등과 허리를 지탱하기 위해

셔츠 속에 일종의 코르셋을 착용했을 정도라고 한다.

암살당한 역사적인 그날도 마음만 먹었다면 서둘러 몸을 숙여

결정적인 두 번째 총탄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코르셋 때문에 몸을 굽히지 못한 채

꼿꼿이 앉아 있다가 결국 두 번째 흉탄을 직격으로 맞았다고.

그리고 바람둥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바람둥이의 정도를 초월하는 난봉꾼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ㅋㅋㅋ

 

글쎄, 지나간 역사를 '그랬더라면, 이랬더라면' 이라는 가정으로

생각해 보는 건 분명 흥미로운 일이긴 하고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재밌긴 했는데

역사까지 바꿨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싶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대해서도 얼마 전 너무나 재밌게 본

'그리스인 이야기 3'에서 묘사된 거랑은 좀 많이 다른 시각이라서

역시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인물이건 사물이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시오노 나나미 작가와는 달리 아주 잔인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데

똑같은 역사적 사실로도 이렇게 다른 관점이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난 시오노 나나미의 관점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코로나로 인한 요즘,

제목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이고

새로운 사실도 많이 접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냥 또 하나의 다른 관점으로만 수용한다면

비약적인 부분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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