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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이주윤 지음 드렁큰에디터 비단 글쟁이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참 많이 와 닿을 듯한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 출세욕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출세욕이 있다는 걸까? 거창하게 출세욕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자기가 하는 일에 관해 인정을, 칭찬을 받는다는 건 아무리 소소한 크기라도 기쁜 일이니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니까. 의미를 부여해주는 일이니까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술술 읽히는, 리드미컬한 글이 좋다고 하셨던 이주윤 작가님. 너무나 술술 읽히는 찰진 리듬에 오호?! 킥킥, 울컥, 뭉클, 아련, 재밌게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었어요. 이벤트 선물로 받아서 읽은 게 미안했을 정도로...... 2020. 8. 5.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 창 펴냄 '질병과 역사의 물결 사이에는 모종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14세기 중반 흑사병이라 불리던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유럽 인구 3분의 1이 사망했고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경제적 여파에 대해서 상세한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다면서. 지나간 역사 연구까지 보지 않아도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누구라도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저자는 이런 거시적 관점도 중요하지만 미시적 관점, 즉 역사의 물줄기를 좌지우지할 만큼의 결정권을 지닌 정치가들 개개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뜻밖에 찾아온 죽음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다뤄야 한다고 한다. 거물급 정치가 한 사람이 역사의 진행 방향을 좌우할 수는 없다고 다수의 역.. 2020. 8. 3.
공간이 만든 공간 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서양의 건축은 절대적 개념과 수학적 분석에 의해서 동양의 건축은 비움과 관계에 의해서라는, 동 서양의 건축의 차이를 만들어낸 범인을 추리하는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총 균 쇠』도 그 추리의 도구로 사용되고 다양한 건축과 건축가들의 작품을 사진으로 보면서 건축 문외한도 쉽게 작가의 이론에 동화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인정을 할 수 있나 없나의 문제는 차치하고. 코로나는 역시 요즘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화두인 듯. 이 책에서도 후반 부분에서는 앞으로 가속화될 디지털 사회로 치닫는 비대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것과 인간다움을,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을 .. 2020. 7. 31.
바쇼 하이쿠 선집 바쇼 하이쿠 선집 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마쓰오 바쇼 류시화 옮김 펴낸 곳 도서출판 열림원 あきふかきとなりはなにをするひとぞ 秋深き隣は何をする人ぞ 가을 깊은데 이웃은 무얼 하는 사람일까 바쇼 나이 51세 때 문하생들의 다툼을 중재하기 위해 하이쿠 모임을 주관했지만 병세가 악화돼 참석은 하지 못하고 그대신 적어서 보낸 하이쿠라고 한다. 바쇼가 일어나 앉아 쓴 최후의 작품이자 최고의 작품으로 회자된다고 한다. 5·7·5의 열일곱 자로 된 시가 그 어떤 장문의 글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듯해 가슴이 먹먹해진다. たびにやんでゆめはかれのをかけめぐる 旅に病んで夢は枯野をかけ廻る 방랑에 병들어 꿈은 시든 들판을 헤매고 돈다 41세부터 51세 사망할 때까지 10년간 방랑하며 최고의 하이쿠들을 지었던 바쇼.. 2020. 7. 29.